[영국 워홀] #2/ 함께라서 즐겁고 그리워진다. / 빅벤, 버로우마켓, 테이트 모던, 대영박물관 외 갤러리 방문 / U.K. working holiday
영국인들은 친절한 건지 아닌 건지 원
잃고 나니 깨달은 소중함
25.01.21.
7시에 기상한 김에 일기를 마저 작성하기 위해 테이블이 있는 주방으로 갔다.
주방으로 가니 밖에는 일출로 인해 너무 예쁜 하늘이 있었다.


일출이 아니라 일몰로 착각할 만큼 아름다웠다. 일기를 작성하고 있자니 룸메 중 한 분이 나오셔서 같이 하늘 감상을 하다가 조식을 먹었다.
간단히 토스트를 해주시는 사이 나는 커피를 탔다.

간단히 조식을 먹는사이 전날에는 못 봤던 다른 방 분이 들어왔고 그렇게 셋이 수다타임이 열렸다.
합류한 친구는 나중에 나이를 물어보니 23살이래서 큰 충격을 받았다. 애기다...
친구는 프라하-독일-런던 순으로 2주가량 여행을 하는 중이었고, 계속 민박에서 지냈는데 그때 친해진 분들과 런던에서 만난 썰과 본인 여행 스토리를 이야기해 줬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파란 하늘을 영국 온 지 5일 만에 첨 보는 거랬다. 그만큼 희귀한 해와 하늘인듯하다.
날이 좋으니 빅벤에 같이 가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첨 만난 사람들과 너무 즐겁게 이야기할 줄은 몰랐다.
여행 동행에 대한 이야기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전 여행들이 떠올랐다. 새삼 나는 많은 이들에게 배려를 받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특히 유럽여행이 많이 떠올랐다.
주방을 정리하고 각자 방에서 외출 준비를 하고 나는 친구와 빅벤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BigBen #빅벤
총 한 시간 거리인데 수다 떨다 보니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가는 길에 횡단보도가 없어서 지하차도도 가봤는데 인천 살며 대학원 다닐 때 가끔 경기버스 타러 서울역 갔다가 지하차도로 가야만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보다 5배는 더 무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홈리스분들로 꽉 찼는데 조명이 없었다. 눈 마주치지 않게 앞만 봤다....ㅎ
가면서 런던아이도 보고 빅벤 건너편이 포토스폿 이래서 따라가서 보니 관람의자들이 조각상 마냥 있었다. 패딩이 밝은 색이라 조금 고민하다 그냥 앉았는데 뭐... 상태는 늘 그다지이다.
조금 앉아서 감상하는데 해가 다른 쪽으로 가버려서 그냥 어서 사진 찍자하고 순서 기다리는데 웬 한국인 남성분이 노골적으로 바라보길래 눈이 마주쳤다.
신진 촬영작가라서 출사 하며 사진 찍어주는 중인데 찍어준다 하셨다.
첨엔 거절했는데... 사실 금액 제시도 안 하고 좀 의심돼서... 본인 작업도 보여주고 계속 말도 걸고 서로 찍어주는데 포즈 디렉팅도 해줬다. 물론 그러면서 그새 촬영하신... 다음날 내셔널에 가신다기에 나도 간다 하니 시간대도 맞았다. 가서 만날 수 있으면 보기로 했다.
빅벤 맞은편에는 하트 벽이 있는데 이벽이 코로나 때 생긴 새로운 관광지라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마비가 되었을 때 용기를 얻고자 적기 시작했다는 것 같다(자세한 건 모른다.) 따라다니면서 느낀 건데 나 진짜 아무것도 안 찾아보고 왔구나.... 진짜 미술관과 갤러리 돌 생각만 하고 같이 안 왔으면 들러보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친구에게 정말 고마웠다.


빅벤을 보고 있자면 정말 반짝거려서... 부의 상징이라는 게 느껴진다.
#Borough_Market
다음 행선지는 #버로우마켓이었다.
여기는 테이트 모던 옆이길래 한 번 가볼까 고민은 했던 곳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런던에서의 첫 버스 탑승이었다. 탈 때만 카드를 찍고 내릴 때는 안 찍는데 역방향 의자만 자리가 남아서 멀미 안 나게 노력했다.....
마켓은 늘 날 설레게 하지....
관광지답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리 넓지 않은데도 금세 지치고 배가 너무 고파서 우선 팟타이를 시켜서 나눠 먹었다. 점심시간대라 그런지 점점 사람이 많아져서 더 도는 건 포기하고 유명하다는 빠에야와 도넛만 구매해서 길거리에 앉아서 먹었다. 빠에야 옆에는 굴 판매점이 있었는데 담에 가면 이것도 먹어봐야지 팟타이는 친구가 사고 빠에야와 도넛은 내가 감사의 의미로 구매했다.




빠에야는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게 느껴졌는데 이게 바로 여행환각..? 도넛집(이름이 기억이 안 나..)은 크림뷔렐레도넛이 제일 유명한지 바로 앞에서 한판 나가고 뒤에서는 불쇼를 보여주면 새로운 판이 나와서 갓 만든 걸 구매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노티드 같은 크림 왕창 도넛 안 좋아하는데 여기 거는 크림도 되게 깊은 맛이 나고 빵도 맛있었다. 무엇보다 빵과 크림의 비율이 너무 좋았다.
크림뷔렐레, 피스타치오, 초코, 레몬커스터드를 구매했는데 크림의 깊은 맛을 좋아하면 피스타치오를, 나처럼 시트러스류 처돌이면 레몬을 추천한다.
자리에서 크림뷔렐레만 갓 나온 거니 먹고 남은 건 숙소에서 저녁에 먹기로 하고 친구가 대신 챙겨줬다.
우리는 테이트 모던 앞에서 헤어졌다.
#TateModern #테이트모던
테이트 모던은 큰 건물 크기에 비해 전시장은 4개의 층만 사용하길래 뭐야 쪼잔해라고 생각했는데 내부가 생각보다 크고 많이 나눠져 있다. 그리고 메인 로비에 엄청난 규모의 설치 작품이 있었고 그걸 계속 관리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그중 한 층은 유료 특별전이 모여있는데 개인적으로 취향이 아니라서 따로 예매를 하지는 않았다.
명화부터 현대미술까지 관마다 주제별로 다른 소장품들이 있었는데 내 눈을 끌고 계속 기억에 남던 것은 파란색으로만 채워진 작품이었다. 사진으로 담기지 않는데 너무 어둡지 않지만 밝지도 않은 파랑이었고 그게 그렇게 깊이감을 담고 있게 보였다.
테이트모던의 색감을 주제로 한 소장품이었다. 근데 내가 캡션을 안 찍었나 보다.
작품 사진들은 크게 크게!



이우환 작가님 작품 앞에서 도슨트 하는 것도 봤다... 이게 자부심? 그런 건가

인상 깊었던 설치작 천들을 나방처럼 표현한 것으로 번데기에서 나방으로 최종변태를 하는 퍼포먼스 영상도 있었다. 언젠가 해보고 싶은 작품의 형태였다.


현대와 콜라보한 관도 있었다.
여기서 두 가지 일이 있었다.
웬 미디어설치 작품이 있었는데 내 앞에 3명 정도가 영상을 찍길래 오? 찍어도 되는 건가?(될 리가 없는데..) 싶어서 나도 찍었는데 여성 가드분이 오셔서 영상촬영 안된다 해서 미안하다 하고 껐다. 근데 내 앞 셋은 여전히 찍고 있었는데 그냥 가더라..
오전에 빅벤 가는 길에 친구가 뭔가 이상한 상황에서 인종차별이다라고 생각하면 내 잘 못은 없고 쟤들이 잘 못한 거니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 해서 들을 때는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야 와닿았다.
또 한 가지 일은 전시장을 돌다가 한층 내려가야지 싶어서 엘베 앞에 있는 도면을 잠깐 보려고 멈췄는데 가드가 오더니 어디 가고 싶냐길래 '쓰읍 한 층만 내려가면 되는데... 이걸 대답해 말아... 안 하면 무안하려나...' 싶어 아래층 가고 싶다니까 정말 친절히 도 고개 돌리면 보이는 계단을 가리키며 한 층만 내려가면 된다고 하며 웃어주더라... 고맙다 하고 계단으로 갔다.
워홀 단체방에서 영국인들은 앞에서는 굳이 불편함을 티 안 내고 도와주려 한다더니... 맞는 듯하다.

문제의 미디어설치작품
3시에 대영박물관 예약인데 거의 다 봐갔을 때 시간을 보니 이미 3시였다. 너무 시간에 쫓기지 말자 싶어서 뮤지업 샵까지 알차게 보고 나왔다. 영국은 걷는 시간과 대중교통의 시간차이가 10분 정도밖에 안 나서 관광할 때는 대부분 걷는다고 들었다. 테이트 모던에서 대영박물관 까지도 그렇길래 나도 걷기로 하고 가는데 얼마 안 가 사설갤러리도 보고 소호거리의 끝을 걸쳐서 걷기도 했다.
#Banksidegallery



영국 비둘기들은 털 찐 느낌보다 뼈대가 굵은 느낌으로 뚱뚱하다. 무엇보다 발이 엄청 크다.
가는 길에 웬 교회 앞을 지나가는 경로여서 그냥 갔는데 알고 보니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교회였고 누가 말을 걸길래 봤는데 제대로 이해는 못했으나 일반객들은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 같아 같이 나가게 되었다. 고맙다 하고 가는데 얼마 안 가 내 앞에서 큰소리로 혼잣말하며 가는 것을 봤고, 그냥 이상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조금 멀리 떨어져 걸었다.
#Herald St | Museum St
좀 더 가다가 우연히 고개를 돌리니 너무 눈에 익숙한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를 찾았다. 가끔 작품이 좋아서 저장해 놓았던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작가였다... 사실 이름은 몰랐었다. 이미 대차게 예약에 늦은 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입구를 찾는데 안쪽 입구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데 바깥 입구는 문이 아주 굳게 닫혀있었다. 혹시나 해서 벨이 붙은 벽을 보니 들어오기 위해 벨을 누르래서 눌러봤다. 왠 멀끔한 정석 영국 남자가 나오더니 문을 열어줬다.
작품을 보는데 실제로 보니 세심한 디테일과 스타일에 새삼 더 좋아졌다. 다만 작품 개별로 보기보다 전시장과 함께 봤을 때 더욱 조화로워 보였다.




나갈 때도 문 여는 법을 몰라 청년을 다시 부르고... 물어보니 이곳은 프라이빗 갤러리라고 했다.
#TheBritishMuseum #대영박물관
대영박물관은 정문에서 티켓이 있는지 확인하고 들여보내고 티켓 큐알 찍고 들여보내고 소지품 검사하고 들여보내는 시스템이었는데 일자리 창출은 되겠지먀 효율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나중에 보니 입장권이 필요한 곳은 죄다 이렇게 운영되더라
소지품 검사를 받으려는데 무서운 인상의 흑인 가드가 "How are you"를 하는데 그 말투가 꽤나 거칠었다 내 인생 이렇게 거친 하와유는 첨이었고 당황해서 이걸 좋다고 말해말아하고 있는데 또다시 더위 거친 하와유를 외쳤다. 이번에도 대답 안 하면 진짜 쫓겨날 것 같아서 "I'm fine" 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ㅜㅜㅜㅠㅡ 그러고 가방 올리래서 검사받고 들어갔다.
저녁에 룸메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다 들어보니 선생님들은 티켓 예약을 안 해놔서 매표소를 안내받아 가서 티켓 끊고 그 옆 입구를 들어가니 도서관이 있었고 박물관까지 이어져 있어서 일본, 한국관부터 보며 내려왔다고 한다. 소지품 검사도 대충 하고 보내줬다고... 딱 나랑 정반대 루트였다.
대영 박물관은 첫 입구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거대한 석조유물들로 기선제압 하는데 멋있었다. 전부 보는데 한나절이 걸린다는 말이 있듯이 내부가 엄청 크고 복잡한데 길을 잃으면 계속 뮤지업샵이 있는 중앙으로 나오게 설계되어 있다. 아주 계획적이게 무서워 사고 싶은 게 꽤 있었는데 아직은 짐 늘릴 수 없다...!!
이집트 쪽은 다 보지도 못하고 중국과 인도는 많이 보고 살아서 패스하고 멕시코 및 원주민 문화가 있는 관은 꽤 흥미로웠다. 중간에 마치 도서관처럼 꾸민 곳은 너무 멋졌고 아프리카 관은 나중에 나가기 전에 봐야지 싶어 이동하는 중 피카소 그림이 있다길래 홀린 듯 맨 위층에 가니 역시나 유료여서 안 들어갔다. 올라오는 길에 한국관과 일본 관이 있어 차례로 내려가자 싶어 일본관을 보며 쩡쩡 보여줄 사진들 찍다 보니 그곳을 지키는 가드가 10분 후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너무 놀라 황당한 얼굴 좀 보여주고 시간을 보니 4시 50분이었다. 6시까지는 하겠지 싶었는데... 5시 마감이었다.



다음을 기약하면 내려가다가 뮤지엄 샵 만은 아직 마감을 안 했길래 다시 들어가서 피터래빗 인형을 구매했다. 살까 말까 고민 많이 하다가 아무리 봐도 미뇽이 가 좋아할 것 같아서 냉큼 구매했다. 가격이 높았지만.. 나 돈 거의 안 썼으니.. 괜찮아..



그것만 사고 나와 발이 너무 아파서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내 운명의 사랑을 보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화방..!
#L. Cornelissen & Son
아마 바로 근처에 University of London이 있어서 있나 보다.
들어가니 진짜 해리포터 속 느낌 낭랑했고, pigment들과 여러 재료들이 날 행복하게 해 줬다. 안 그래도 아교를 사고 싶던지라 눈에 보이면 바로 사둬야지 싶었다.
문제는 아교를 영어로 뭐라 하더라였다.
잘 보니 Pearl glue와 rabbit 어쩌고 쓰여있는 누가 봐도 알아교처럼 생긴 애들이 있길래 Pearl glue 소량 있냐고 물으니 하나 꺼내줬다. 아교가 맞는지는 모르겠고 폰은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서 먹통이 되어서 사용법을 물으니 본인들도 잘 모른다며 갑자기 어디서 재료 도감 같은 걸 꺼냈다. 물론 그 안에도 안 실려 있어 그냥 구매해서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우교였다.



숙소 와서는 진짜 너무 피곤했는데 시간은 6시 반즈음이었다. 나와 그날 체크인 하셔서 피곤한 분들 외에는 다들 안 들어왔다.
난 오늘도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방에 들어와 쉬다가 선생님들 오시는 거 보고 수다 좀 떨었다.
선생님들이 소호 거리가 진짜 개미지옥이라고 추천해 줘서 내일 일정에 잠깐 넣고 맨체스터 가는 열차 예약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 지출 내역
버로우 마켓 : £28
- 빠에야 : £10
- 도넛 4개 : £18
대영박물관 선물 : £18.99
우교 : £5.8
립톤과 초콜릿 두 봉 : £2.33
교통비 : £2
맨체스터행 열차 편도 티켓 : £56.19
(환율 1,770원)
약 200,558원